코스피 6,300 되찾은 하루, 그런데 삼성전자는 제자리였습니다 — 순환매가 넓힌 온기 (2026.08.04)
한국장 한 줄 요약 — 하루 전 5% 넘게 빠졌던 코스피가 8월 4일(화) 1.62% 오른 6,358.95로 반등했고, 코스닥은 5.88% 급등한 780.72로 마감했습니다. 정작 반도체 대장주는 제자리걸음이었고, 온기는 바이오·로봇·방산·건설로 번졌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2026년 8월 3일) 계좌를 보며 마음이 무거우셨을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5.1% 내려앉았으니까요. 그런데 8월 4일(화)의 장은 그 낙폭의 상당 부분을 되돌렸습니다. 다만 되돌리는 방식이 조금 낯설었습니다. 늘 앞장서던 반도체가 이번엔 뒤로 물러서 있었고, 그동안 조용하던 업종들이 대신 값을 끌어올렸습니다. 오늘은 이 '주도주의 손바뀜'을 축으로 하루를 풀어 보겠습니다.
① 오늘의 지수 — 코스피 6,300선, 코스닥 780선 동반 회복
지수 종가 등락 등락률
| 코스피 | 6,358.95 | ▲ 101.50 | +1.62% |
| 코스닥 | 780.72 | ▲ 43.37 | +5.88% |
| 원/달러 | 1,432.5원 | ▲ 2.7원 | — |
숫자만 보면 평범한 반등일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코스닥의 상승 폭이 코스피의 세 배가 넘습니다. 코스닥은 장 초반부터 과열이라 할 만큼 달아올라, 오전 10시 47분에는 프로그램 매수 사이드카까지 걸렸습니다. 이번이 올해 열일곱 번째이자 3거래일 연속 발동으로, 최근 시장의 진폭이 얼마나 큰지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사이드카란? 선물 가격이 짧은 시간에 크게 움직일 때, 프로그램 매매(컴퓨터가 미리 짜인 조건으로 대량 주문을 내는 거래) 주문의 효력을 5분간 잠시 멈추는 제도입니다. 시장이 한쪽으로 쏠려 과열되거나 급락할 때 잠깐 숨을 고르게 하는 장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② 시장을 움직인 이유 — 과매도 되돌림 위에 유가·금리 하락이 겹쳤습니다
이날 반등은 한 가지 재료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여러 힘이 같은 방향으로 겹친 하루였습니다.
첫째는 과매도 인식입니다. 7월 말의 급락과 8월 3일(월)의 추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시장에는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빠졌다'는 공감대가 쌓여 있었습니다. 가격이 눌릴 대로 눌리면 작은 호재에도 되돌림이 크게 나오곤 하는데, 이날이 그런 국면이었습니다.
둘째는 대외 여건의 완화입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누그러지면서 국제 유가(WTI)가 5% 넘게 떨어졌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7%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유가가 내리면 기업의 원가 부담이 가벼워지고, 금리가 내리면 미래 이익을 앞당겨 평가받는 성장주·바이오의 매력이 살아납니다. 이날 제약·바이오가 유난히 강했던 배경에는 이 금리 하락이 자리합니다.
셋째는 미국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실적에 대한 불안이 가라앉은 점입니다. 간밤 미국에서 엔비디아(2.93%)·AMD(1.78%)·마이크론(0.79%)이 반등했고,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 설비투자(CAPEX) 계획을 7,100억 달러에서 7,550억 달러로 올려 잡았습니다. AI에 돈을 더 쓰겠다는 신호는, 그 장비를 만드는 우리 반도체에도 결국 온기가 돌아온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넷째는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 자체가 좋아진 점입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거치며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가 963조 원에서 974조 원으로 상향됐습니다. 반등을 '가격의 되돌림'만이 아니라 '실적의 뒷받침'으로도 볼 여지가 생긴 셈입니다.
여기서 오늘 시장의 본질적 긴장이 드러납니다. 이 반등의 방아쇠가 '실적'이냐, 아니면 '너무 빠졌으니 튀어 오른 가격'이냐 하는 물음입니다. 저는 두 힘이 함께 작용했다고 봅니다. 다만 순서를 매기자면, 이날의 방아쇠는 과매도 되돌림과 유가·금리라는 대외 변수 쪽이 더 컸고, 이익 전망 개선은 그 되돌림에 명분을 실어 준 쪽에 가깝습니다.
③ 업종·수급 — 반도체는 쉬고, 순환매가 값을 올렸습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수를 끌어올린 주역이 반도체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시장을 대표하는 두 종목의 확정 종가를 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240,000원으로 0.21% 오르는 데 그쳤고, SK하이닉스는 1,577,000원으로 0.64% 상승했습니다. 지수 상승 폭에 견주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대신 값을 끌어올린 것은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들이었습니다. 우주항공·국방이 10.30%, 건설이 8.87%, 전기장비가 6.43% 뛰었고, 제약도 4.51% 올랐습니다. 개별 종목으로는 HLB가 11.17%, 알테오젠이 9.29%,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25%, 에코프로비엠이 5.89% 상승했습니다. 반도체 한 곳에 몰려 있던 매수세가 여러 업종으로 옮겨 다니는 '순환매'가 하루 종일 이어진 것입니다.
순환매란? 오르는 업종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반도체에서 바이오로, 다시 방산·건설로 옮겨 다니며 번갈아 오르는 흐름을 말합니다. 특정 업종에 쏠렸던 관심이 시장 전반으로 퍼질 때 나타납니다.
수급을 보면 이날의 성격이 더 또렷해집니다. 코스피에서는 개인이 1조 2,12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고, 기관은 7,017억 원, 외국인은 6,464억 원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코스닥으로 눈을 돌리면 주체가 뒤바뀝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이 5,434억 원을 사들이며 급등을 이끌었고, 개인은 오히려 2,586억 원을 덜어냈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코스닥 양쪽에서 모두 매도로 일관했습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코스피는 개인이 받치고 코스닥은 기관이 밀어 올린 하루였으며, 외국인은 어느 쪽에서도 사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코스피에서 4,069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지수가 오른 날 프로그램이 매도 우위였다는 점은, 이날 상승이 대형주 중심의 기계적 매수보다 개별 종목·중소형주로 퍼진 순환매의 힘이었음을 뒷받침합니다.
외국인이 지수 반등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남겨 둘 대목입니다. 되돌림이 하루로 끝날지, 추세로 이어질지는 결국 외국인의 발길이 돌아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 열쇠는 뒤에서 다룰 미국 고용지표와 반도체 실적이 쥐고 있습니다.
④ 시장의 시선 —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진단
증권가의 진단도 이 되돌림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삼성증권은 최근 장세를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으로 보며, 과도했던 악재와 매도 포지션이 되돌려질 여건이 갖춰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키움증권은 과매도 인식과 유가·금리 하락, 미국 반도체 반등을 이날 상승의 세 축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같은 자리에서 변동성 경고도 함께 나옵니다. 8월 7일 발표될 미국 7월 고용보고서와 AMD·샌디스크의 실적이 방향을 가를 분수령으로 지목됩니다.
시장을 보는 여러 채널의 시선을 한자리에 모아 교차 비교한 이야기는 〔유튜버들의 시선〕 편에서, 방송별 발언을 하나하나 풀어낸 기록은 〔유튜브 상세 요약〕 편에서 이어 가겠습니다.
계좌가 어제의 급락으로 무거웠다가 오늘 조금 가벼워지셨다면, 그 안도가 반갑습니다. 다만 하루 만에 5%가 빠지고 또 하루 만에 상당 부분이 되돌아오는 장에서는, 숫자의 오르내림에 마음까지 함께 출렁이기 쉽습니다. 계좌의 숫자가 곧 나 자신의 가치는 아닙니다. 오늘의 반등이 반가운 만큼, 이 진폭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핵심 3줄 정리
- 코스피는 1.62% 오른 6,358.95, 코스닥은 5.88% 급등한 780.72로, 전날 급락분을 상당히 되돌렸습니다.
- 삼성전자(240,000원)·SK하이닉스(1,577,000원)는 제자리였고, 바이오·로봇·방산·건설로 순환매가 번졌습니다.
- 코스피는 개인(+1조 2,124억), 코스닥은 기관(+5,434억)이 끌었으나, 외국인은 양 시장 모두 순매도였습니다.
오늘의 용어 정리
- 사이드카: 선물이 짧은 시간에 크게 움직이면 프로그램 매매 주문을 5분간 멈추는 제도.
- 순환매: 오르는 업종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번갈아 옮겨 다니는 흐름.
- 비메모리: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외의 반도체(설계·연산 등). 이날 강세를 이끈 축 가운데 하나.
- CAPEX(설비투자): 기업이 공장·장비 등에 쓰는 투자. 늘어나면 관련 장비·부품 기업에 수요가 돌아옵니다.
- 컨센서스: 여러 증권사 전망치의 평균. 이익 컨센서스 상향은 기대치가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 프로그램 매매: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컴퓨터가 대량으로 주문을 내는 거래.
참고 자료
-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삼전·닉스' 회복에 1.6% 상승마감…코스닥 5.88%[fn마감시황]」
- 뉴스핌, 「[마감시황] 코스피, 급등락 속 1.62% 상승…코스닥 3거래일째 사이드카」
- 머니투데이, 「코스피 6300·코스닥 780 회복…非메모리 순환매에 웃었다」
- 한국경제, 「코스피, 삼전닉스 주춤해도 1%대 강세…코스닥선 바이오주 불기둥」
- 뉴스핌, 「[모닝 리포트] '전날 5% 빠진 코스피, 되돌림 구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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