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점
교실에는 늘 혼자인 아이가 있다. 어울리는 무리가 없고, 그 아이 곁에는 관계로 이어진 어떤 선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 아이를 왕따라고 부른다.
아무도 그 아이를 두고 "아직 무리에 끼지 못했을 뿐"이라고 너그럽게 말해 주지 않는다. 현실은 그렇게 다정하지 않다. "쟤랑 놀지 마." 아이들은 서로에게 그렇게 이르고, 어떤 부모는 제 아이에게 한술 더 뜬다. "너희 반에 아무개라는 아이가 있다며? 그 아이랑은 절대 놀면 안 돼. 너도 물들면 안 돼."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아이는 그냥 왕따가 되어 버렸고, 아무도 그를 상대하려 하지 않는다. 한때 누군가와 이어져 있었을 관계마저 하나둘 끊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끊어진 아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다시 관계를 잇겠다고 다가서는 사람은,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잠시 이 장면을 떠나, 그래프 이론으로 가 보자. 그래프는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점과 선이다. 점은 꼭짓점이라 부르고, 선은 간선이라 부른다. 꼭짓점은 무언가의 자리이고, 간선은 두 자리를 잇는 선이다. 사람으로 읽으면 꼭짓점은 한 사람이고, 간선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다.
이 단순한 그림 위에서 우리는 연결성분을 정의한다. 어떤 꼭짓점에서 출발하여 간선을 따라 닿을 수 있는 점들을 모두 모으면, 서로 닿는 점들의 한 덩어리가 생긴다. 이 덩어리가 연결성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연결성분은 서로 연결된 꼭짓점들의 극대 부분집합이다. 극대라는 말은, 거기에 더 보탤 점이 하나도 남지 않을 만큼 끝까지 모았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아무와도 이어지지 않은 꼭짓점, 곧 고립점은 어떻게 할까. 자칫 고립점은 점 하나일 뿐 다른 어떤 것과도 연결되어 있지 않으므로, 연결성분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꼭짓점 하나는 분명 자기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 어디에도 가지 않고 제자리에 머무는 길, 곧 길이 0의 경로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 하나로 이루어진 집합은 "서로 닿는 점들의 극대 덩어리"라는 조건을 빠짐없이 충족한다. 닿을 상대가 자기 자신뿐이라는 사실은 그 점을 연결성분에서 밀어내지 못한다. 고립점은 연결성분의 예외가 아니라, 연결성분의 가장 작은 경우다.

그래프의 연결성분이 몇 개인지 셀 때, 우리는 그 개수를 cc 라 적는다. 천 개의 꼭짓점이 촘촘히 얽힌 거대한 덩어리도 cc 에 1을 더하고, 어디에도 이어지지 않은 고립점 하나도 cc 에 똑같이 1을 더한다. 크기는 세는 일에 아무런 가중치를 주지 않는다. 한 성분이 다른 성분보다 크다고 해서 더 많이 세어지지 않으며, 작다고 해서 덜 세어지지도 않는다. 성분으로서의 자격에 관한 한, 천 개의 점과 한 개의 점은 똑같은 무게를 가진다.
이 평등은 우연이 아니라 그래프의 구조에 새겨져 있다. 한 그래프의 연결성분을 모두 모으면, 그것들은 꼭짓점 전체 집합의 분할이 된다. 분할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보장한다. 어떤 두 성분도 겹치지 않고, 어느 점도 남겨지지 않는다. 이 둘 중에서 오래 머무를 곳은 뒤쪽이다. 분할에는 빠지는 점이 없다. 모든 꼭짓점이 어딘가에 제 자리를 가진다. 그래서 고립점이 어느 성분에도 끼지 못해 홀로 떠 있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 점은 자기 자신을 성분으로 삼아 분할 안에 자리한다. 누구도 남겨 둘 수 없도록—수학은 소속을 그렇게 정의해 두었다.
이제 교실로 돌아가 보자. 앞서 본 그 아이는 그래프 위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그 아이는 다른 어떤 꼭짓점과도 이어지지 않은 채, 홀로 떨어진 고립점이 된다. 그러나 이어진 선이 단 하나도 없는 그 꼭짓점조차, 여전히 그래프 안의 한 점이며 그 자체로 온전한 하나의 연결성분이다. 성분의 자격은 이어짐에서 온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어짐이 끊어진다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세상은 고립된 그 아이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지만, 그래프 안에서 그 아이는 단 한 번도 분할 바깥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일원임은 친구의 유무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 사람이 거기 존재한다는 사실, 오직 그 하나로 이미 정해져 있다. 혼자 있는 아이는 무리에 들지 못한 미완의 점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된 하나의 성분이다.
선은 새로 그어질 수도 있다. 끊어진 점과 다른 점 사이에 간선 하나가 놓이면, 떨어져 있던 두 성분은 하나로 합쳐진다. 그러나 설령 그 선이 끝내 그어지지 않더라도, 혼자 있는 그 점은 줄곧 하나의 성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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